많은 사람들이 자존감 높은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궁금해한다. 검색해서 찾아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감정조절을 잘한다, 객관적이다, 안정적이다, 낙천적이다 등. 다 좋은 이야기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그런 걸까? 왜 그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은 걸까? 반면 왜 나는 아무리 이런 글을 읽고 노력해보아도 자존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걸까?
오늘은 높은 자존감의 핵심적인 요소에 대해 알아보자.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은 정말 다양할 수 있겠으나, 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그 핵심은 깊은 내면에 있다.
사람들은 유아기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 타인,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한 뚜렷하고 절대적인 믿음을 간직하게 되는데 인지치료에서는 이를 ‘핵심믿음’이라고 부른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보면 흔히 “나는 충분히 가치있어”, “나는 매력적이야”, “사람들은 충분히 친절하고 믿을 만해”와 같은 핵심믿음을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나는 가치 없어”, “나는 부족해”, “사람들은 공격적이야”, “세상은 희망없어”와 같은 핵심믿음을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
핵심믿음의 형성에는 어릴 적부터 누적된 경험들이 중요하다.
민수라는 사람을 상상해보자.
민수는 어릴 적부터 주변 어른들로부터 똑똑하고 성실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민수도 공부할 맛이 났다. 공부를 열심히 한 민수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다시 민수를 존중했다. 이런 경험이 조금씩 누적되며 민수는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마음속 깊이 품게 되었다.
물론 삶을 살아가다 보면 민수도 삐끗할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처럼 긍정적인 핵심믿음을 품고 있던 민수에게는 시련이 닥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들을 인지치료에서는 ‘핵심경험’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좋아. 핵심경험이 중요한 거네. 이미 내 삶은 다 지나가버렸는 걸? 난 애초에 글렀구나. 약한 핵심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더 일이 안 풀리고, 또 나약한 핵심믿음은 다시 더 강화되겠지.”
천만에 말씀. 그렇기 때문에 인지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해보면 또 생각보다 긍정적인 핵심믿음도 함께 자리잡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런 경우에는 그 믿음을 더 구체화하고 그 믿음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들을 단계적으로 해나가면 된다.
만약 긍정적인 믿음이 마음속에 없을 때에는 쉬운 일부터 하나씩 쌓아가며 내적인 토대를 만들어나가면 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지치료라는 게 있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감이 떨어진다 수준이 아니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우울, 불안, 공황을 겪으며 고생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어줍잖은 조언에 휘둘리지 말고 제대로된 치료를 받아보자. 우리가 만난 한 사람은 이 인지치료를 ‘재부팅’이라고 부르곤 했다.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자존감을 쌓아올리며 재부팅 후 다시 한번 도약할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