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자존감이 좀 낮은 것 같아.” 우린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한다. 그런데 정말로 자존감이란 게 무엇일까? 자존감이 낮은 게 왜 안 좋은 걸까? 자존감이 낮은 게 정신건강과도 관련이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자존감에 대해 알아보고, 낮은 자존감이 삶을 흔드는 방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가치롭다고 여기는 마음’을 뜻한다.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은 물론, 삶 전반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한편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을 취약하고, 부족하다고 인식하게 되고, 삶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자존감이 낮을 때에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이곤 한다
그렇다면 실제 낮은 자존감은 우리 삶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걸까? 한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아래는 case report로 보고된 사례를 각색한 것이다.
😕 민지의 이야기
저는 의사인 아버지, 그리고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어요. 제 위로는 언니가 있었죠. 언니는 뭐든지 잘했어요. 사람들은 종종 언니와 저를 비교하곤 했죠. 아, 물론 제가 그렇게 엉망이었던 건 아니었어요. 저도 나름대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했어요. 하지만 언니가 더 뛰어났을 뿐이죠. 가족뿐만 아니라 학교 선생님조차 “너네 언니는…”라고 이야기하며 언니와 저를 은근히 비교할 때마다 저는 답답했어요. 마치 제가 무언가 잘못된 것만 같았죠. 그럴 때마다 저는 더 노력했어요.
나이가 들어서 성인이 되었죠. 저는 항상 사람들에게 받은 것의 두 배는 돌려주려고 노력했어요. 연인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최선을 다했죠. 하지만 연인과는 결국 이별하고 말았죠.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동기보다 뒤쳐지기 싫었어요. 그래서 끊임 없이 노력했죠. 항상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일이 턱 끝까지 차올라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에도 상사가 요구하면 “YES”라고 답하곤 했어요. 그러다가 번아웃이 왔답니다. 깊은 우울증이 생겼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저는 아직도 뭐가 잘못된지 모르겠어요. 저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을 뿐이에요.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려고 했고, 사람들을 더 기쁘게 하려고 했고, 누구보다 더 완벽하게 하려고 했죠. 저는 아직도 제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어요. 뭔가 구멍이 뚫린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이처럼 자존감 문제는 가볍게 생각할 주제는 아니다. 살펴보면 낮은 자존감은 어릴 적부터 누적되어 왔던 경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고, 이것은 단순히 지적한다고 하여 깨닫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천천히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그 기원을 살펴봐야 하고, 그것이 지금 이 순간에 어떻게 작용하여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된 기억을 다시 되짚어보고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존감 문제를 단순히 성격 또는 성향의 문제로만 바라보면 위 사례처럼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상황만 반복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자존감이 낮을 때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그리고 사례를 통해 낮은 자존감이 어떻게 삶을 흔드는지 살펴보았다. 나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여겨지고, 우울, 불안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이해하고 생각과 거리를 둘 수 있다면, 변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충분히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