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곤 해요. 때로는 다소 장난스럽게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는 가까운 사람들과 술 한 잔과 함께 삶의 고충을 서로에게 털어놓기도 하죠.
이처럼 인간은 아주 옛날부터 삶의 의미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진정 삶에 의미가 있는지,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학자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생각들을 제시했죠. 20세기 정신과 의사로 활동했던 빅토르 프랭클은 당시 사회에 팽배했던 내면의 공허함과 삶의 무가치함의 지적하며, 의미에 대한 필요성을 열렬히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분위기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죠.
삶의 의미는 크게 일관성(coherence), 목적성(purpose), 그리고 중요성(significance)이라는 3가지 요소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해요.
자신의 삶을 예측 가능하며 일관된 경험으로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장기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원동력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고 스스로 중요한 존재로서 인식하는 능력
위와 같은 요소들을 갖춘다면 우리는 삶이 가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원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죠. 삶의 의미가 있다는 것은 비로소 살아갈 이유가 생긴다는 뜻이니까요. 실제로 삶의 의미가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정신질환의 발병률과 증상의 중증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은데요. 특히 삶의 의미와 우울증의 중증도 사이에는 강한 반비례 관계가 있답니다. 이외에도 삶의 의미는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조현병 등 다양한 질환과도 연관성이 입증된 바 있어요.
반대로 높은 삶의 의미는 정신질환 및 증상에 대한 보호인자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팬데믹 당시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삶의 의미를 평가하는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활동이 활발하고 우울감, 불안, 스트레스 등의 부정적 정서를 경험할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더 나아가, 삶의 의미는 자살사고 및 자해행위에 대한 억제 인자로 작용하기도 하죠. 정리하자면, 삶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시련이 닥쳤을 때 이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어요.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심리치료를 통해 삶의 의미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30개 이상의 무작위 대조 실험 결과를 분석한 메타 분석에서는 심리치료, 마음챙김, 글쓰기 치료 등과 같은 다양한 접근 방식이 삶의 의미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결론을 내렸답니다. 실제 장기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서 삶의 의미를 찾게 되면 우울감을 비롯한 증상의 심각도가 낮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해요. 우울감이나 불안과 같은 개별적인 증상에 대한 치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심리치료를 통해 더욱 근본적인 단계인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죠.
디스턴싱에서는 이 삶의 의미를 ‘가치’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가치를 찾고자 하는 여정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의 존재를 풍요롭게 하고,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요.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진정으로 의미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아직 나의 진정한 가치를 찾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랍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생각과 거리를 두고 내면을 찬찬히 바라보면 조금씩 가치는 명료해질 거랍니다.
Steger MF. Meaning in life is a fundamental protective factor in the context of psychopathology. World Psychiatry. 2022;21(3):389-390. doi:10.1002/wps.2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