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일기를 쓰면 좋다고들 하죠? 하지만 왜 좋은지 모르고 그냥 쓰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아마 이렇게 시작하시는 분들은 일주일도 못 가서 그만두게 되실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사 일기의 효과를 단순히 "감사하며 살자, 그럼 행복해진다" 정도로만 이해하고 계시는데요. 이건 감사 일기의 효과 중 1%에도 불과합니다. 오늘은 감사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자세히 이해하고, 나아가 감사 일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람들은 원래 부정적인 것을 크게 보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좋은 일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나쁜 일이 있었던 날을 더 기억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부정적인 본능은 원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과거에는 맹수로부터의 위험을 피하고 생존하기 위해 부정적인 상황을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본능이 오히려 우리를 괴롭힐 때가 더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현대 사회에서는 과거처럼 당장 오늘 밤 호랑이의 습격을 받을 위험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불행히도 부정적인 측면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보는 본능은 우리의 DNA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부정적인 것만 크게 보면서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고 있네요.
부정적인 것을 과하게 보면 우리 머릿속에선 인지 왜곡(Cognitive Distortion)이 발생합니다.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인 Distancing에서는 이를 조금 더 확장적인 의미로 해석하여 '생각 함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것을 과하게 보며 생기는 대표적인 인지 왜곡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익명의 사례를 통해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A씨는 직장에서 작은 실수를 했습니다. 이로 인해 A씨는 이런 생각에 빠졌습니다.
"나는 항상 실수만 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어."
"모든 게 내 탓이야. 내가 조금 더 세심했어야 했어."
과잉 일반화(overgeneralization)와 흑백 논리(all-or-nothing thinking), 정신적 필터(mental filter), 개인화(personalization)의 전형적인 예죠. A씨는 작은 실수를 크게 부풀려서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즈음에서 흔히 하시는 오해가 있습니다. "그럼 감사 일기를 쓰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거죠?"라면서요. 하지만 감사 일기는 단순히 긍정적인 일들을 떠올리며 행복 회로를 돌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행복 회로를 돌리는 것은 우리의 행복을 더욱 방해합니다. 그럼 감사 일기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요?
감사 일기는 부정적인 것만 보려는 인간의 본능에 역행하는 연습입니다. 긍정적인 것도 알아차리며 생각을 객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입니다. 이는 편향된 생각을 깨닫고 다른 쪽의 경우도 고려하게 해줍니다.
여기서 생각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 옳으냐 틀리냐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생각의 내용이나 결론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을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생각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와 거리를 둘 수 있게 됩니다. "내 생각이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임의적이라면 내가 굳이 이 생각에 반응할 필요가 없겠구나"라는 점을 깨닫는 과정입니다.
생각에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긍정적인 감정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감정은 일시적이고 변덕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감정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대신,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더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감사 일기는 이러한 감정의 파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까 예시로 든 A씨의 경우를 다시 보겠습니다.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한 A씨는 매일 작은 감사의 순간들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동료가 나를 도와줬어", "작은 실수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어" 같은 것들이죠. 이렇게 감사 일기를 쓰면서 A씨는 원래 들었던 "나는 항상 실수만 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어"라는 생각과 거리를 둘 수 있게 됩니다.
"나는 항상 실수만 하나? 아닐 수도 있겠네. 그렇든 안 그렇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야."
"중요한 건 '맨날 실수하는 나'가 되어 우울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나는 이 생각에 반응하지 않아야겠어."
이렇게 A씨는 부정적인 생각과 거리를 두고 그것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 A씨는 작은 실수 때문에 불안하거나 우울해하지 않습니다.
감사 일기를 쓰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의 단계를 따라 감사 일기를 써보세요:
처음 쓰시는 분들은 아마도 내가 잘 쓰고 있는지 알기 어렵고, 또 꾸준히 쓸 만한 동기를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심지어는 감사 일기를 쓸만한 일기장을 당장 구하기도 어려울지도 모르죠. 그럴 때는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인 Distancing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 Distancing에서는 이런 '생각을 객관적으로 보는' 훈련을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Distancing에서는 생각기록지를 쓰며 자신의 경험을 상황-생각-반응으로 객관화해 정리합니다. 그리고 그 생각에 어떠한 생각 함정이 있는지 찾아 이와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합니다. 이를 통해 부정적인 생각에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다스릴 수 있게 됩니다.
감사 일기는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인간의 본능에 역행해 생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입니다. 감사 일기를 쓰며 생각과 거리를 두는 힘을 기르면, 우리는 마음속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 여유 공간 속에서 우린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자유로워진 우린 자신의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하며 능동적으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연습은 우리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인 Distancing에서 체계적으로 연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