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에 효과적인 치료법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많은 환자들에게 그것을 이용하는 게 쉽지 않다.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체계적으로 그러한 방법들을 제공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는 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니 결국 환자들이 선택할 옵션은 약물치료, 한 가지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
과거부터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프로그램이 우울이나 불안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많았다. 그렇다면 정말 마음챙김 명상 기반 프로그램은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데에 효과가 있을까?
2022년 11월 JAMA psychiatry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해당 연구에서는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인 에스시탈로프람과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BSR)의 효과성을 직접 비교하였다. 눈가림을 포함한 무작위배정시험을 통한 비교로, 제법 믿을 만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결과를 살펴보자.
우선 시험은 8주 동안 진행되었다. 약물의 경우에는 에스시탈로프람을 사용하였고, 증상과 경과에 따라 10-20mg의 용량을 사용했다.
마음챙김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MBSR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MBSR 프로그램에서는 8주 동안 매주 2시간 30분 동안 8번의 마음챙김 세션이 진행되었다. 세션 후에는 각자 집에서 마음챙김 연습을 매일 45분 간 진행했다. 5주와 6주차 주말에는 하루 동안 마음챙김을 위한 별도의 활동이 제공되었다. 각 세션에서는 마음챙김 전문가가 마음챙김 명상의 이론과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는 총 2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이중 106명은 약물치료를, 102명은 마음챙김 명상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은 약물치료와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
시험을 진행하며 약물 치료를 이용한 사람 중 78.6%는 부작용을 보였고, 흔히 불면증, 수면 방해, 구역질, 피로, 두통, 졸림, 성기능장애, 악몽, 식욕 감퇴, 신경 과민, 어지럼증, 불안과 같은 증상을 보고하였다. 한편 마음챙김 명상을 진행한 사람들은 15.4%가 부작용을 보였고, 모두 불안이 증가하는 증상을 보고하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마음챙김이 효과도 동등하고 부작용도 적기 때문에 더 좋은 것으로 보이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 위에서 알 수 있듯, 마음챙김 명상 세션에는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정확히 잘 진행된다면 효과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마음챙김 명상은 왜 불안을 낮추는 데에 효과가 있는 걸까?
마음챙김 명상은 “생각을 그저 하나의 심리적 사건으로 바라보도록” 하는데, 이는 정서 조절을 가능하게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덜 영향 받도록 한다.
사실 이러한 원리는 인지행동치료를 포함한 수많은 비약물치료법들의 공통적인 원리이다. 약물치료를 이용하고 있으나 추가로 병행할 비약물치료법이 필요하다면, 비단 마음챙김 명상뿐만 외에도 자신에게 맞는 잘 설계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