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성격장애와 아동기 정서 발달

경계성 성격장애와 아동기 정서 발달의 연관성

한 연예인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다는 용기 있는 고백을 한 뒤, 많은 사람들이 뉴스 기사 등을 통해 경계성 성격장애를 접하게 되었다. 또한 연애 상담이나 연인 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이 늘어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여자친구 또는 남자친구의 행동이 경계성 성격장애의 증상이 아닌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계성 성격장애란?

이처럼 최근 들어 사회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경계성 성격장애는 마음 한 켠에 버림받는 것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자리잡게 되는 정신 질환이다.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은 정서적 불안이 심한 편이며 인간관계 면에서 불안정하며 극단적인 자세를 보인다. 자신을 보살펴주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그 사람을 과도하게 이상화하여 그 사람이 곁에 없을 때는 공허함과 우울한 기분을 느끼고, 그 사람이 자신을 떠나려 하는 것이 느껴지면 금방이라도 버려질 것만 같은 공포에 휩싸여 충동적으로 자해 또는 자살 시도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계성 성격장애는 전체 인구의 1.6%가 경험할 정도로 생각보다 우리 사회에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경계성 성격장애는 대체 왜 발생하는 걸까?

2021년 9월, 정신의학을 다루는 저명한 학술지 중 하나인 Frontiers in Psychiatry에 경계성 성격장애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거의 600편에 달하는 기존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성격장애의 발생에 기여하는 위험요인 및 보호요인을 밝혀냈다.

경계성 성격장애를 발생 시키는 여섯 가지 요인

연구 결과는 다소 마음 아프다. 여섯 가지 요인이 경계성 성격장애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아동기 정서 학대경계성 인격장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위험요인으로 밝혀졌다. 어린 시절 정서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일반 대중보다 경계성 성격장애에 이환될 확률이 무려 22.86배가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아동기의 정서적 방임아동기 신체 학대가 경계성 성격장애의 발생 위험을 각각 22.86배, 9.3배 높였다. 이 외에도 유년기 시절의 성적 학대는 경계성 성격장애의 발생 위험을 약 8배 증가시켰으며, 정상적인 정서 및 성격 발달에 치명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계성 성격장애와 아동기 양육 방식의 중요성

안타깝게도 연구자들이 밝힌 모든 위험요인은 아동기와 연관된 것들이다. 그만큼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양육 방식이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분명 학대 및 방임에 빠져 있는 소외된 아이들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어릴 적부터 정신건강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격적인 아동기 경험을 겪은 경우라면 누구든 비슷하게 슬퍼하고 우울하고 불안해 할 수 있다. 당연한 것이다.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는 건 나의 탓이 아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반드시 어릴 적 경험이 내 삶을 평생 좌지우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생각과 거리두고,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 다시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진취적으로 나아갈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디스턴싱 팀은 기꺼이 그렇게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자원을 동원해 그 일을 돕고자 한다. 누군가에게는 그러한 손길과 도움이 온 우주만큼이나 중요한 것일 테니까.

참고문헌

Solmi M, Dragioti E, Croatto G, Radua J, Borgwardt S, Carvalho AF, Demurtas J, Mosina A, Kurotschka P, Thompson T, Cortese S, Shin JI, Fusar-Poli P. Risk and Protective Factors for Personality Disorders: An Umbrella Review of Published Meta-Analyses of Case-Control and Cohort Studies. Front Psychiatry. 2021 Sep 6;12:679379. doi: 10.3389/fpsyt.2021.679379. PMID: 34552513; PMCID: PMC8450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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