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질환이다. 지금까지 많은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그에 따라 대중 또한 자연스럽게 공황장애의 증상이나 심각성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황장애에 익숙해짐에 따라 무엇이 공황장애인지 헷갈려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실제 디스턴싱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제가 공황장애가 맞나요?’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글에서는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가볍게 알아보도록 하자.
공황장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는 개념을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공황발작이란,
1) 극심한 공포감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갑자기 말려오는 것으로
2) 심장이 빨리 뛰거나 숨을 쉬기 어려운 등의 신체증상이 동반되어
3)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이와 같은 공황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공황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 즉, 한 차례 공황발작을 경험했다고 해서 공황장애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의학적으로 보면, 다음 13가지의 증상 중 4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공황발작으로 정의할 수 있다:
공황’발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것이 정말로 일종의 발작처럼 순식간에 극단적인 형태로 치닫기 때문이다. 공황 증상은 발생 후 ‘재앙화’라고 하는 생각 패턴에 의해 빠르게 악화된다.
재앙화란 최악의 사건을 떠올리며 마치 최악의 일이 발생할 것처럼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인데, 공황장애에서는 흔히 “심장마비가 올 것 같아”, “이러다가 이성을 잃어버릴 것 같아”, “숨을 못 쉬고 죽는 건 아닐까”와 같이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재앙화가 흔히 나타난다. 흔히 이런 식이다:
공황장애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황발작이 다시 발생하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두려움 또한 동반되어야 한다. 특히 공황발작의 영향이나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공황발작으로 인해 외출을 회피하는 등의 현저한 행동 변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흔히 공황이 발생할 게 두려워서 아주 먼 거리를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걸어간다거나 하는 식이다.
공황장애가 발병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양한 환경적인 원인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타인과의 갈등 등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 보면 평소에 심리적인 압박감과 신체적인 압박감을 잘 조절한다면 공황장애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울러 스트레스, 피로, 음주 및 카페인 섭취 등은 공황장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공황장애는 발병 기간이 짧을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신속하게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공황장애의 치료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겠지만, 흔히 당장의 불안을 잠재울 때에는 약물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지행동치료가 동반되어야 한다.
위에서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순환 고리를 살펴보았을 때 어떤 지점이 가장 약해보이는가? 호르몬 반응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반대로 재앙화 사고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재앙화 사고는 끊임없이 나타나며 공황을 악화시키는데, 이는 체계적인 생각과 거리두기(Distancing) 작업으로 훈련이 가능하다.
위와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보자. 약물치료를 받고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하자. 공황은 다른 정신과적 질환과 비교해 보았을 때에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