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원리, 생각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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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자동적이다

'생각하는 나'는 착각입니다. 생각은 그저 마음속에 나타날 뿐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생각이 규칙적으로 잘 정돈된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잠시 간단한 실험을 해 보겠습니다. 생각은 결코 생각만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려면 직접 경험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니 그냥 넘어 가지 말고 따라해 보시길 바랍니다. 자, 지금부터 30초 동안 눈을 감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을 하지 말아 보겠습니다. 단 30초면 됩니다. 30초만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겁니다. 타이머를 통해 시간을 맞추고 30초 동안 생각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 보길 바랍니다. 자, 이제 눈을 감고 시작하겠습니다. 30초.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기.  

어떤 일이 벌어졌나요?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나요? 머릿속은 텅 빈 공간처럼 평화롭고 고요했나요? 아마 아닐 겁니다. 중요한 과제들에 대해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좀 전에 동료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이건 대체 왜 하는 건데”, “30초가 왜 이렇게 길지?”, “타이머 울릴 때 됐는데”, “아, 지루하다”와 같이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 마음속에 떠올랐든 한 가지만은 확실합니다. 생각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나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멈추는 건 불가능하네요. 그렇다면 생각을 하는 건 누구일까요? 내가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면 생각을 멈추는 게 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생각은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나는 능동적이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인간의 오랜 착각일 뿐입니다. 진화 과정에서 피할 수 없었던 필연적인 착각이지요. ‘생각하는 나’는 착각입니다.  

한편,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생각은 결코 규칙적으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작위적으로 마음속에 떠올랐죠. 이 생각, 저 생각, 왔다 갔다 했습니다. 생각은 아주 불규칙하게 떠오릅니다. 어떤 내용의 생각이, 어느 순간에 떠오를지 가늠할 수도 없죠. 생각은 전혀 예측 불가능합니다. 독심술은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마음조차 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이 어떤 모습인지 떠올려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조각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립니다. 의자에 앉아 한 곳을 응시하며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은 우리가 의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생각한다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오류입니다.  

이제 그 모습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때가 되었습니다. 여기 대안이 있습니다. 팝콘입니다. 생각은 마치 팝콘과 같습니다. 이 비유를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팝콘 기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팝콘 기계 속 팝콘은 불규칙하게 튀어오릅니다. '탁', '탁’. 언제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튀어오를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적당한 온도, 습도, 그리고 압력에 따라 불규칙하게 튀어오를 뿐입니다. 생각은 정확히 이와 같이 작동합니다. 그저 마음속에 불규칙하게 떠오를 뿐입니다. 당시 상황, 지나가며 들은 말, 과거의 기억, 어릴 적 경험, 심지어는 그날의 날씨에도 영향을 받아, 다양한 생각이 우리 마음속에 떠오를 뿐입니다. ‘탁’, ‘탁’.  

이 비유는 특히 중요합니다. 설령 '생각하는 나'가 착각이며, 생각은 마음속에 떠오를 뿐이다는 걸 받아들이더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생각을 '특정한 자극에 의해 생겨나는 한 가지 산출물' 정도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 외부 자극 때문에 생각이 생겨나는 거구나. 뭐 어때.” 하지만 실상은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정보들이 동시에 입력됩니다. 우리가 의식을 하든, 의식을 하지 못하든, 머릿속에서는 그 정보들에 반응하여 수많은 생각들이 발생하고 경쟁합니다. 이는 마치 찰스 다윈이 이야기했던 자연선택과도 같습니다. 머릿속 시냅스는 수많은 정보들을 두고 경쟁합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우위에 있는 생각이 선택됩니다. 마음은 끊임없이 작동하는 팝콘 기계와 같습니다. '탁', '탁’. 팝콘은 어디로 튈지도 모르고, 임의적이고, 불규칙합니다. 팝콘 기계는 내가 마음대로 켜고 끌 수도 없습니다.  

“생각하는 나는 착각이다.”, “생각은 마음속에 떠오를 뿐이다.”, “심지어 생각은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우리가 이토록 수동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생각은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 믿죠. 그렇다 보니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달렸다며 마음속에 떠오르는 우울, 불안과 싸우기도 합니다. 때론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에 아주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남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합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고 있는지, 아니, 떠오른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말이죠.  

중요한 건 몇몇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뛰어난 종교 지도자들이 그랬고,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위대한 철학자들이 그랬으며, 스티브 잡스가 그랬습니다. 깊은 우울의 늪에서 벗어난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고, 반복되는 공황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그 어떠한 화학 약물도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방법을 발견해낸 사람들이 그랬고, 오랜 영적인 수행 속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고 괴로움을 벗어던진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당신이 이 사실을 믿지 않아도 어쩔 수 없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나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생각하고 있는 걸." 안타깝지만 그러한 생각이 마음속에 떠올랐을 뿐입니다.

'탁',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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