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단위에서 문제를 정의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우리가 왜 이용자들의 구체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디지털 도구를 통해 풀고자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정신건강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
인류는 유래 없는 번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의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심근경색 유병률과 사망률은 끊임없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감염성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AIDS의 경우, 유병률은 끊임없이 낮아지고 있으며 사망률 또한 낮아져 AIDS는 더이상 ‘죽는 질환’이 아닙니다. 암도 비슷합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 암 유병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그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늘 그래왔듯, 모든 분야에서 답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은 조금 다릅니다. 우울증 유병률은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으며, 자살률 또한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얼마나 나쁜지, 현재 미국 성인 15% 정도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고, 그 수치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물론 유병률도 보란듯이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 해에 전체 인구의 15%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평생으로 보았을 때 전체 인구의 30%가 임상적인 수준의 정신질환을 앓습니다.
미국 성인의 15%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인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약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 아닙니다. ‘항우울제가 플라시보 약에 비해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을 뿐더러, “우울증에는 항우울제를 쓰면 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우울증이라고 정의한 사람들이 균질한 집단인가에 대한 성찰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FDA, Harvard, Johns Hopkins의 연구진이 2022년 8월 BMJ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1979년부터 2016년까지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사람들 중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던 비율은 15%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항우울제가 플라시보보다 더 나은 효과가 있었지만 그 비율은 미미하여(52점 만점의 지표 중 2점 정도의 차이) 임상적으로는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즉, 그 모든 사람들에게 항우울제를 복용하게 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진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미루어 보아 사람들이 반감 없이, 지속적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30%에게 약물을 복용시킬 수 없다면(물론 우리는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관리할 치료자를 양성할 수 없다면, 우리에겐 또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대안은, [1] 실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2] 실무율적인 진단에 따른 획일화된 솔루션이 아닌 보다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동일한 우울증으로 진단 되었지만 15%만 약물치료에 잘 반응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본다면), [3] 인구집단 30%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값싸게, 그리고 유통 경로 및 심리적 장벽 측면에서 보다 보편적인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웰헬스는 그 대안을 찾기 위해 정신건강을 치료 및 관리하는 디지털 제품을 만들고 검증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풀고 있는 핵심적인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인간의 정신건강이 나빠지고 그것이 치료되는 방식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사람들이 정말로 꾸준히 사용하는 디지털 도구’로 만들 수 있는가?
둘째, 그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이고 빠르게 인구 집단 수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일에 가슴이 뛰는 분, 내가 가진 역량을 활용하여 위 질문을 해결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부탁드립니다.
written by 홍승주, founder & CEO at Orwell Heal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