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수많은 디지털 멘탈케어 솔루션이 있습니다. 한두 개 정도는 익히 들어 알고 있거나 직접 써보신 것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정말로 “멘탈케어 앱으로 정신건강이 좀 나아졌나요?”
유틸리티 성격의 서비스라면 괜찮습니다. 충분히 우리의 마음에 위안을 주고 도움이 되는 서비스도 많으니까요. O2O 성격의 서비스라면 그 또한 나름대로 잘 역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정신과 비대면 진료 등으로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를 더 쉽게 만나고, 더 쉽게 약을 처방 받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정말로 디지털로 사람들의 우울, 불안 등을 낮춰 정신건강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라면, 위 질문에 쉽게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겁니다.
저희는 잘 안 되는 제품을 마케팅과 PR로 마치 잘 되는 것처럼 포장하지 않고, 가짜 지표를 쌓지 않고, 가짜 지표에 남들과 스스로를 속이려고 하지 않고, 위 질문에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저희 팀이 가장 처음 만들었던 제품은 O2O 심리상담 중개와 정신건강 관련 컨텐츠들이 함께 포함된 서비스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영상 상담을 도입하여 제공하기도 했고, 자가검사, 워크북 등 다양한 기능도 제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로 해외 멘탈헬스케어 유니콘 사례를 참고하며 우리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에 시간을 썼습니다. 그렇다 보니 앱 이용자, 치료자, 기업 중 어느 한 고객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주진 못했으며, 이에 따라 자가검사 10만 건을 달성하며 조금씩 제품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미련을 가지지 않고 운영 종료하였습니다.
고객에게 집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성하며, 저희는 고객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제품을 먼저 만들지 않고 간단한 Fake Door Test를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먼저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제품이 있는 것처럼 보여준 뒤 결제를 받고 다시 환불해주며, 고객이 돈을 지불할 정도로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 찾고자 하였습니다.
일련의 테스트를 통해 저희는 처음부터 LTV:CAC 비율이 1 이상이 되는 제품을 찾으며 제품군을 추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불안, 우울, 수면, 식이장애 분야에서 각각 디지털 제품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시도해 본 것은 불안 관리 솔루션 Anxy입니다. Anxy는 인지행동치료에 기반하여 불안장애를 관리하는 제품이고, 지금도 스토어에서 이용이 가능합니다.
Anxy의 경우, 초기 지표도 나쁘지 않았고 글로벌 매출도 발생시키면서 좋은 시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희는 “그래서 멘탈케어 앱으로 정신건강이 좀 나아졌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쉽사리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100명에 가까운 고객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지만, 그들에게 여전히 정신과 약은 지금 당장 없어지면 “매우 아쉬울” 필수적인 제품이었지만, Anxy는 유용한 유틸리티 정도 이상을 넘진 못하였습니다. 이에 제품 내에서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았지만 답을 찾지 못하였고, 저희는 고객과 제품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부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말로 이용자가 열렬히 쓰면서 그들의 정신건강을 낫게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상황에서 저희 팀이 내렸던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약물 없이 진행되는 이 세상의 모든 인지치료를 잘 알고 있는 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직접 제품이 되어서, 디지털 형태로 제품을 제공하며 디지털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간다면,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제품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리하여 저희는 모든 인지치료 기법들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대표인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서울의대를 다니던 당시보다 더 빡세게 공부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도 듭니다. 무모해보이나요? 충분히 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이론들을 정리하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두 모듈화하고 구조화하여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도구는 프로그램 컨텐츠와 알고리즘의 빠른 변경이 가능하도록 스프레드시트와 오픈카톡만을 활용하였습니다. 해당 작업의 초기 결과에서 D21 N-day Retention(단순 방문이 아니라 실제 활동을 완료한 비율만 포함) 60%, Net Disappointment Score 50%(40%를 넘기면 강력한 PMF를 시사)에 해당하는 결과를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모든 팀원들이 비슷한 작업을 거치며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는 D30 Retention 50%에 달하는 수치를 보이는 제품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AI 기술을 활용하여 치료의 정확도와 효과, 그리고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균일하고 반복재현 가능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실제 치료 케이스를 하나둘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미사어구 다 필요없구요. 진료 때마다 주치의 선생님께 저 약 없으면 못 버텨요.. 제발요. 더 주세요. 했었는데… 때때로 필요한 날 처방보다 과다복용하고 정신계열 영양제도 사서 더 먹고 했었는데. 영양제는 썩고 있고요, 필요시 먹는 약은 하루 한 번인데 두 번 먹기도 해서 부족하기도 하던 게 (…) 약 의존도가 줄어가는 게 느껴져요.
App Store 리뷰
이거 망하면 저 패닉와요 진짜… 나 자신의 불안하거나 우울한 왜곡된 사고를 끊어주고 거리두며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이걸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앱, 최고의 서비스입니다
App Store 리뷰
신선하고 사려 깊고 지적인 프로그램 입니다. 우울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데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해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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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강추해요. 지금까지 받았던 인지치료 중에 최고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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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으로 검증하고 있는 결과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디스턴싱을 4주 동안 이용한 유저들은 평균적으로 PHQ-9 우울 점수를 7.74점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그룹별로 보면 Severe group에서는 22.2점에서 11.9점으로 10.3점 감소, Moderately severe group에서는 16.9점에서 8.9점으로 8점 감소, Moderate group에서는 12.5점에서 7.4점으로 5.1점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엄밀하게 검증된 연구 결과는 아닙니다. Effect size를 고려하면 더 많은 모수가 필요하고, 더 엄밀한 대조군 통제, 무작위배정, 눈가림 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SSRI가 동일한 점수를 약 10점 정도 감소시키는 것을 감안해보면, 저희가 만들어내고 있는 결과가 사회적으로, 사업적으로 매우 큰 잠재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한 과정이지만 그 어느 방법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제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여정에 흥미를 느끼는 분, 상상과 탁상공론으로 만든 제품이 지겨운 분, 고객과 제품을 온전히 마주하고 싶은 분, 이를 통해 탁월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싶은 분이라면 편하게 연락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