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 패턴과 정신건강
2025-11-03
11/3/2025 4:02 PM

평소에 이용하는 인터넷 브라우저의 방문 기록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인터넷과 떨어질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어나자마자 밤사이에 온 메시지와 이메일을 확인하고,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출근하고, SNS에서 지속적으로 컨텐츠를 소비하고 일상을 공유하지 않는가. 따라서 누군가의 인터넷 이용 기록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의•과학 저널인 Nature Human Behaviour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 패턴은 정신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바로 2024년 11월호에 실린 ‘인터넷 방문 기록은 기분과 정신건강을 반영하며 변화시킨다(Web-browsing patterns reflect and shape mood and mental health)’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영국의 연구팀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이 우울 및 불안 등의 정신건강 상태를 얼마나 반영하고, 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본 연구에는 18~35세 사이의 성인 186명이 참가해, 6주 동안 익명 처리된 인터넷 방문 기록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해당 데이터를 정보 탐색, 엔터테인먼트, 쇼핑, 뉴스, SNS 등의 범주로 분류했다. 또한 참가자가 방문한 페이지의 다양성, 인터넷 사용 시간 등의 행동 지표를 추출했다. 나아가, 참가자는 매일 자신의 기분을 평가했으며 매주 우울 및 불안 설문지(PHQ-9, GAD-7)를 작성하여 전반적인 정신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분석 결과, 매주 시행한 척도에서 우울감이 높다고 응답한 참가자에서 특징적인 인터넷 사용 패턴이 관찰되었다. 먼저, 우울감이 높을수록 방문하는 사이트 종류가 적고, 같은 사이트만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우울감에 흔히 동반되는 ‘인지적 협소화(cognitive narrowing)’를 반영한다.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된 상태에서는 새로운 것을 탐색할 여유가 부족해 익숙한 컨텐츠만 계속 찾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우울 점수가 높을수록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수동적 컨텐츠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정서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찾거나 목표 지향적인 컨텐츠를 소비하기보다는, ‘멍 때리기’ 식의 컨텐츠를 선호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불안이 높은 사람들은 브라우저를 자주 켰다 끄기를 반복하며, 짧게 여러 번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페이지를 반복해서 방문하나 깊게 몰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참가자의 24시간 인터넷 사용 패턴을 바탕으로 그 다음 날 기분 변화를 예측할 수 있었다. 인터넷 사용 패턴은 당시의 기분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기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여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평소 인터넷 사용 패턴을 개선하면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컨텐츠를 끊임없이 스크롤링하는 ‘둠 스크롤링(scrolling)’을 멈추고, 내가 정말 관심 있게 몰입할 수 있는 컨텐츠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참고 문헌

Kelly CA, Sharot T. Web-browsing patterns reflect and shape mood and mental health. Nat Hum Behav. 2025;9(1):133-146. doi:10.1038/s41562-024-02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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