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단연코 정신건강 분야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크고 작은 트라우마는 마음 한켠에 씨앗처럼 박혀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피워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히 다뤄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마주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 사소한 일도 쉽게 스트레스로 인식하고 상처가 오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트라우마 사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거나 잠시 힘들어하다가도 금방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회복 탄력성에서 기인한다. 회복 탄력성이란 비극이나 실패, 좌절을 경험했을 때 나뭇가지처럼 부러지지 않고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힘을 이야기한다. 회복 탄력성의 정의를 보면 개인적인 능력인 것 같지만, 사실 개인을 둘러싼 사회적 지지가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회적 지지’라는 개념이 모호한 측면이 있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적 지지는 크게는 구조적 지지와 기능적 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구조적 지지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의 크기와 상호작용의 빈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서 알고 지내는 사람은 몇 명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가에 따라서 구조적 지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반면 기능적 지지는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정서적 또는 실질적 요구가 얼마나 충족되는가를 뜻한다. 정신건강 영역에서는 구조적 지지보다 기능적 지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때 기능적 지지는 또다시 아래의 3가지 세부 요소로 분류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요소들로 이루어진 사회적 지지체계는 개인이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에 대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회복 탄력성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양육 환경이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지지적이고 안정적인 환경은 정서를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면역력을 키워주지만, 혼란스럽거나 지지가 부족한 환경에 노출되면 스트레스에 비교적 취약해진다. 성인에서도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거나 고립되어 생활하는 경우, 트라우마를 비롯한 스트레스 사건에 노출될 시 PTSD를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의 위험이 증가한다.
이렇듯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회복 탄력성은 단순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개인의 특성과 더불어 사회적 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다. 따라서 트라우마 극복을 온전히 개인에게 떠맡기기 보다는 보다 종합적인 관점을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Southwick SM, Sippel L, Krystal J, Charney D, Mayes L, Pietrzak R. Why are some individuals more resilient than others: the role of social support. World Psychiatry. 2016;15(1):77-79. doi:10.1002/wps.20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