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많이 할수록 짜증이 많다.
2025-03-27
3/27/2025 7:31 PM

고도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진 현재, 정신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 SNS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뜨거운 감자다. 특히 숏폼 컨텐츠가 크게 유행하면서 쉬는 시간이나 자기 전에 쇼츠, 릴스를 연달아 보는 게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동영상을 보며 스크롤링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니 말이다. 더 나아가, 최근 들어 정치를 둘러싼 가짜 뉴스와 극단적인 영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어쩌면 부정적, 자극적인 컨텐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SNS는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권위 있는 의학 저널인 2025년 1월, JAMA Network Open에 SNS와 짜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가 게재되었다. ‘미국 성인에서 짜증과 소셜 미디어 이용(Irritability and Social Media Use in US Adults)’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연구진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웹 기반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약 43,000명의 참가자가 다양한 SNS 플랫폼의 사용 및 게시물 작성 빈도에 응답했으며 짜증, 불쾌감, 좌절감을 측정하는 자기 보고식 설문조사(30점 만점)를 작성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의 전체적인 SNS 사용 빈도는 꽤 높게 나타났다. 78.2%가 최소 1개 이상의 플랫폼을 매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한 SNS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7%에 불과했으며, 64% 이상이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하거나 거의 하루종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SNS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하루 대부분 SNS를 사용하는 사람은 짜증 점수가 3.5점가량 높게 나타났다. 더 나아가, SNS에서 직접 게시물을 자주 올리는 사람일수록 더 높은 수준의 짜증 수준을 보고했는데, 이러한 작성 빈도가 높을수록 짜증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덩달아 커지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SNS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짜증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은 모든 플랫폼에서 확인되었지만, 개별 플랫폼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그중 틱톡과 페이스북이 짜증과 특히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과장된 이상적인 삶을 강조하는 컨텐츠가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비현실적인 이미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자신의 삶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고 짜증, 불만족, 좌절감 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SNS 알고리즘이 부정적인 컨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 성향, 논란거리가 될 만한 자극적인 컨텐츠가 좋아요, 댓글, 공유 등의 더 높은 참여율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감정 반응을 유발하는 컨텐츠에 반복적,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결국 일상에서도 짜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페이스북의 경우, 정치적 이슈와 사회적 논쟁에 관련된 토론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사용자들끼리 논쟁적인 댓글과 감정적인 반응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크며, 결국 짜증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부정확한 정보를 내포하는 가짜 뉴스는 더더욱 감정적인 반응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SNS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게 답이 아니다. SNS에서 어떠한 컨텐츠를 소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SNS에서 접하는 컨텐츠가 어떠한 감정 반응을 일으키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재미를 위해서 시작한 SNS가 오히려 나를 갉아먹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자.

참고 문헌

Perlis RH, Uslu A, Schulman J, et al. Irritability and Social Media Use in US Adults. JAMA Netw Open. 2025;8(1):e2452807. Published 2025 Jan 2. doi:10.1001/jamanetworkopen.2024.52807

지금 변화를
시작하세요

3개월 이용 후 불만족시 200% 페이백 해드립니다.
디스턴싱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