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살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아마도 인간관계 속에서 살지 않는 날은 단 하루도 없을 겁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가족, 친구, 동료 등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혼자 잠에 드는 오늘 밤에도 우린 누군가를 생각하니까요.
인간관계는 우리에게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스트레스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은 그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개인과 개인,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상황적인 맥락까지, 많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때 보통의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인을 찾아 헤맵니다. 내가 잘못했는지, 상대가 잘못했는지, 상대는 어떤 마음에 그렇게 말했는지, 그가 처한 상황은 어땠는지, 어쩔 수 없었는지 알아내고 이해하려 애를 씁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이 우리가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지점입니다. 알아내고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우린 더욱 깊은 스트레스의 늪에 빠지며 괴로워집니다. 아마 모두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바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은 나의 '생각'에서부터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내게로 돌려 짊어지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이야기기도 하죠.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생각' 녀석 때문이니, 거기에 휘둘리지 말자는 뜻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먼저 '생각', 더 자세히는 '자동적 사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자동적 사고는 우리가 특정 상황에 직면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입니다.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에서 얘기하는 인지모델에 따르면, 자동적 사고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뜻합니다. 이 자동적 사고는 우리의 반응(감정, 신체,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상사가 나에게 "제대로 되고 있죠?"라는 말을 건넸을 때, "나는 능력이 부족해"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떠오를 겁니다. 이 자동적 사고는 불안감이나 자신감 저하와 같은 감정을 유발하고, 신체적으로는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행동으로는 상사와의 거리를 두거나 회의에서 의견을 덜 표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동적 사고는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야기하곤 합니다.
좀 더 다양한 예시로 살펴보겠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자동적 사고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만드는지 이해가 되셨겠죠?
그럼 우린 이런 자동적 사고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각을 생각으로 보고 반응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동적 사고는 사실일 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상사가 나의 말을 무시했을 수도, 친구가 나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 수도, 가족이 나를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상사가 그냥 내 말을 듣지 못한 걸 수도 있고, 친구가 바빴을 수도 있고, 가족은 도움을 주려고 의견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생각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데에 온 노력을 투자하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상사가 정말 날 무시한 걸까? 그러면 어떡하지? 저번에 기획안을 잘못 써서 그런가? 난 이제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지? 회사를 옮겨야 하나? 이러면서요.
우린 이러한 태도를 생각과 거리가 가깝다고 표현합니다. 생각과 거리가 가까우면 그 생각이 사실인지 아닌지, 사실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죠. 그리고 이렇게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고, 더욱 스트레스만 커질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생각이 임의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상사가 나를 무시한 게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날 예전만치 좋아하는 게 아닐 수도 있고, 단순히 요즘 바쁜 걸 수도 있습니다. 가족이 나를 지지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그냥 좀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충고를 건넬 걸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자동적 사고들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낼 수 없습니다. 알아내고 대처하려 할수록 스트레스는 커져만 갈 겁니다.
생각은 임의적입니다. 그렇기에 그저 거리를 두고, 반응하지 않기로 선택하면 됩니다.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들은 자동적 사고와 거리를 두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 항상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인식하고, 생각의 영향권으로부터 벗어납니다. 이렇게 생각과 거리를 두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황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생각과는 어떻게 거리를 두냐고요?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인 Distancing은 생각과 거리를 두는 훈련을 진행합니다. 전문 코치와 함께 임지심리학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생각과 거리두는 연습을 체계적으로 해나갑니다. Distancing 이용자들은 7주 후에 평균 23%의 스트레스를 낮췄습니다.
인간관계 스트레스는 우리 모두가 겪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자동적 사고를 이해하고, 그것과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면, 우리는 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파고들기보다는, 그 생각을 인정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더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법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