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최근 정신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 매우 주목받는 분야예요. 트라우마는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전쟁이나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집단 따돌림, 그리고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다툼까지 포괄하며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답니다.
트라우마를 겪은 뒤에는 불안, 우울감, 과각성 등의 다양한 정신과적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긴 시간이 지난 뒤에도 사건에 대한 반추와 재경험으로 여전히 삶이 지배당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트라우마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트라우마를 겪은 후 더 강해지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1980년대 중반, 연구자 Tedeschi와 Calhoun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해요. 심각한 육체적 손상 또는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던 중, 트라우마 사건을 기점으로 오히려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보고를 받은 것인데요. 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묘사하고자 ‘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을 창시했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5가지 구성요소로 정의했어요.
트라우마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가정을 무너뜨려 불안과 인지적 혼란을 초래해요. 예를 들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안전해,’ ‘착한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집과 가족을 잃게 된다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믿음들이 깨지게 되겠지요. 이러한 신념체계의 붕괴는 침입적인 반추를 유발할 수 있는데요. 피해자는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반추하면서 불안, 우울감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반면 Tedeschi와 Calhoun에 따르면, 이러한 ‘침입적인’ 반추를 신념체계에 대한 ‘의도적인’ 성찰로 전환할 수 있다면 외상 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러한 의도적인 성찰의 과정이에요.
트라우마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 방법은 주로 재경험,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에 반해 외상 후 성장 중심 치료의 목표는 트라우마의 생존자가 자신의 경험에서 개인적인 의미와 삶에 대한 목적을 도출하도록 돕는 것이에요. 고통을 성장의 촉매로 보는 것이죠. 이러한 심리치료는 기존 트라우마 치료의 요소와 새로운 접근법을 결합하는데요. 주요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답니다.
트라우마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시나요?
디스턴싱에서도 비슷한 작업을 진행하곤 합니다. 핵심 경험으로서 트라우마를 살펴보고, 이것이 어떤 믿음 체계를 형성하는지, 그리고 그것과 어떻게 거리를 두고, 어떻게 그 에너지를 ‘나의 가치’를 향해 돌리는지 살펴보는 것이지요. 어려운 작업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삶의 목적과 강인함을 찾을 수도 있답니다.
Tedeschi RG. The post-traumatic growth approach to psychological trauma. World Psychiatry. 2023;22(2):328-329. doi:10.1002/wps.21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