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우울증의 관련성
2025-01-08
1/8/2025 6:16 PM

소위 ‘마음의 감기’라는 우울증은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약 5~10%가 우울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비슷하게 또 흔한 건강 문제가 하나 있는데, 바로 비만이다. 2021년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약 38.3%다. 쉽게 말 3명 중 1명은 비만인 것이다. 그런데 이 흔한 두 건강 문제는 서로 깊은 관련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우울증과 비만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 알아보자.

비만과 우울증, 우울증과 비만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Psychiatry Investigation에 ‘비만과 우울증의 유병률 및 예후 인자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Obesity and Depression: Its Prence and Influence as a Prognostic Factor: A Systematic Review)’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2020년 8월 자로 게재되었다. 연구는 체계적 문헌 고찰(systematic review)의 형태로 다양한 선행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만과 우울증의 관계를 파헤치고자 했다. 총 179편의 논문을 검토해 18편의 연구 및 임상시험을 포함시켰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분석 방법을 메타 분석(meta-analysis)이라고 부른다.

메타 분석 결과, 비만은 우울증의 발병 위험을 55%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자면,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이환될 확률이 1.55배 높았다는 것이다. 한편 우울증 역시 비만의 발병 위험을 약 1.58배가량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비만과 우울증은 서로가 서로의 위험을 높이는 양방향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비만과 우울증의 연결고리를 강화시키는 위험 요소 3가지

연구진은 비만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더욱 강화시키는 위험 요소를 세 가지 제시한다.

1. 성별 및 연령

비만이 있는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 그리고 청소년과 젊은 성인이 우울증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비만이 있는 젊은 여성이 가장 취약한 그룹으로 주요우울장애로 진단될 확률이 대조군보다 약 3.9배 높게 나타났다.

2. 우울증의 유형

동일하게 우울증으로 진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매우 다른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비전형적 우울증은 식욕 증가 및 과수면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식욕 부진과 체중 저하를 보이는 전형적 우울증과 달리 비전형적 우울증은 비만과 특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3. 사회경제적 지위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비만과 우울증 모두와 높은 연관성을 보이며 그 둘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한다. 특히 경제적 스트레스나 건강한 음식에 대한 낮은 접근성과 신체활동의 감소는 비만과 우울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만과 우울증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원리

그렇다면 비만과 우울증이 서로의 위험을 높이는 원리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가설들이 존재한다. 심리적인 측면을 먼저 살펴보면 우울증 못지않게 사회적 낙인이 상당한 비만은 차별 및 낮은 자존감을 경험하도록 만들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우울증으로 인해 신체활동이 줄어들거나 스트레스 해소의 일환으로 고칼로리 음식 선호하거나 칼로리 섭취가 증가되기도 한다.

생물학적 요인도 빠질 수 없다. 연구진은 비만과 우울증 환자에서 C-반응성 단백질(CRP)이나 인터류킨-6(IL-6)을 비롯한 염증 수치가 증가한 것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염증이 두 질환을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신경내분비계의 조절 이상 역시 또 다른 잠재적 메커니즘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울증에서 스트레스 반응을 총괄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대체적으로 증가하는데, 이는 복부지방 축적과 체중 증가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종합하여 보면 비만과 우울증을 밀접환 관련이 있다. 우울증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이고 있다면 충분한 신체 활동과 건강한 식단을 통해 몸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관리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 문헌

Blasco BV, García-Jiménez J, Bodoano I, Gutiérrez-Rojas L. Obesity and Depression: Its Prevalence and Influence as a Prognostic Factor: A Systematic Review. Psychiatry Investig. 2020;17(8):715-724. doi:10.30773/pi.2020.0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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