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이 정말 많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은 40%에 달한다. 특히 젊은 층에서 결혼 시기가 늦어지거나 비혼을 추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저출생과 고령화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그런데 혼자 사는 건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을까? 관련하여 최근 권위 있는 정신의학 저널인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에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관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한국 성인의 1인 가구와 범불안장애 간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living alone and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in Korean adults)’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범불안장애는 특정 사건이나 대상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생활의 전반에 걸쳐 불안해하는 증상이 특징적인 대표 불안 장애의 일종이다. 과도한 걱정, 피로감, 긴장감, 불면 등을 동반하는 게 주요 증상이다.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1인 가구에서 거주하는 것이 범불안장애의 발생률과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2022년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19세 이상 성인 약 10,000명을 선정하였고, 1인 가구 vs. 다인 가구라는 주요 변수에 초점을 두어 범불안장애의 유무를 평가했다.
그 결과,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서 생활하는 사람에 비해 범불안장애의 위험이 커진다는 결과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연관성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나타났지만 남성에서 조금 더 두드러졌다. 혼자 사는 남성의 범불안장애 발생 위험은 다인 가구의 약 2배인 반면 혼자 사는 여성의 경우 약 1.6배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것이 불안과 도대체 무슨 상관인 걸까?
연구진은 1인 가구가 범불안장애의 발생 위험을 키우는 데에 아래와 같은 4가지 이유로 정리하여 설명한다.
반면 꾸준한 신체 활동은 범불안장애의 강력한 보호 요인으로 나타났다. 즉, 1인 가구라도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범불안장애를 앓을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연구를 보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정신건강은 생각보다 자유의지와 무관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나의 환경적 요소가 어떠한지 잘 인지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 후, 그것을 나의 삶에 잘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 1인 가구로 최근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면, 의식적으로라도 약속을 잡아 고립감과 외로움을 해소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이어나가면 좋을 것이다.
Park SM, Kim DB, Joo MJ, Park EC. Association between living alone and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in Korean adults. J Affect Disord. 2024 Oct 1;362:630-637. doi: 10.1016/j.jad.2024.07.112. Epub 2024 Jul 17. PMID: 39029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