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사프로(Lexapro)는 가장 흔히 사용 되는 항우울제 중 하나다. SSRI 계열의 약물로 뇌에서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여 우울한 기분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핵심적인 작용 기전이다. 하지만 우울증 외에도 불안장애나 강박장애에도 널리 이용되기도 한다.
우울과 무기력을 막고 우울한 기분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그 목적이지만, 한편으론 렉사프로를 복용 후 오히려 무기력하고 머리가 ‘멍’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흔히 “머리가 멍하다”, “그냥 아무런 생각이 안 든다”, “무기력하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실제 졸림이나 무기력감은 렉사프로의 흔한 부작용 중 하나이며, 실제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증상이기도 한다. 그래서 이 무기력 때문에 렉사프로를 예정된 치료 계획보다 빨리 끊어버리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대처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 항우울제를 복용하였다가 오히려 무기력하여 치료를 중단하고, 그 결과 다시 우울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약물 복용 계획과 관련하여서는 반드시 주치의와 더 적극적으로 상의할 필요가 있다. 주치의에게 해당 부작용이 약물 복용 자체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리고, 이에 기반하여 자신에게 맞는 형태로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렉사프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우울제지만 이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많다. 주치의 선생님들은 다양한 조합으로 약물을 사용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적 이점을 극대화시키는 과정을 오랜 기간 수련한 분들이다. 그러니 렉사프로의 무기력감이 큰 방해가 되고 있다면 반드시 이 부분을 치료 회기에서의 주된 안건으로 말씀드려야 한다.
항우울제가 우울 개선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흔들리고 있는 삶을 바꿀 수 없다. 활기찼던 삶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실제 일상 속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돕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행동활성화다. 행동활성화는 우울증의 대표적인 비약물치료법이다. 행동활성화의 전제는 간단하다. 우울증에서는 일상 속에서 회피, 도피가 흔하게 일어나게 되고, 그 결과 지속적으로 삶의 반경을 좁히고, 그 결과 다시 긍정적인 경험을 할 확률이 줄어들며 우울증의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결책도 간단하다. 기분이 좋아지길 기다리기 전에, 몸을 먼저 움직이면서 행동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활성화는 단순히 “몸을 움직여라”라는 조언이 아니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따라서 치료자의 체계적인 도움에 기반해 행동을 활성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대면 상담치료에서 행동활성화를 진행하는 것도 좋고, 최근에는 비대면 인지치료에서의 행동활성화도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들이 많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을 먼저 이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디스턴싱에서도 행동활성화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리하면 렉사프로의 주요한 부작용 중 하나가 무기력인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약물을 끊어버리는 것은 악순환의 고리로 들어가는 시작이라는 것이다. 반드시 이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위 두 가지 방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