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정신건강에 대해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마음이 힘들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거나 “땀 흘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말을 일상에서 자주 쓰곤 한다.
특히 우울 증상의 예방과 개선 측면에서 신체활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막상 운동을 해보기로 결심을 내리면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대체 운동을 얼마나 해야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걸까?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의문점을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만한 연구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정신건강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JAMA Psychiatry에 2022년 4월자로 실린 ‘신체활동과 우울증 위험의 연관성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 분석(Association Between Physical Activity and Risk of Depress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이라는 논문이다.
연구진은 신체활동이 우울증의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우울 증상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운동량을 알아내기 위해 기존에 진행된 선행 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3천 명 이상의 성인 참가자와 3년 이상의 추적기간을 갖춘 공신력 있는 15편의 선행 연구가 포함되었는데, 모든 연구를 합친 참가자는 총 19만 명을 넘었다.
그 결과, 신체활동 수준과 우울증의 발생 위험 간에 아래와 같은 연관성이 관찰되었다.
그래프의 x축은 주당 운동량을 나타내는데, ‘mMET-h/wk’라는 다소 복잡한 단위로 표기되어 있지만 값이 커질수록 운동량이 늘어난다는 점만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y축은 우울증이 발생할 상대적 위험에 해당하는데, 1.0이 기준값으로 이보다 낮아지면 위험이 줄어들고 높아지면 위험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곡선을 천천히 살펴보면 운동량이 0일 때 상대적 위험이 1.0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성인을 우울증 발생 위험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상대적 위험이 줄어드는 게 보인다. 운동량이 증가할수록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래프가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가파르게 떨어지다가 기울기가 점점 완만해지면서 어떤 지점 이후에는 거의 평평해지는 모습이 관찰된다. 전반적인 신체활동 수준이 낮을수록 운동량이 늘어나는 만큼 우울증 위험이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과 운동을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 간의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약 4.4.mMET-h/wk의 운동량은 우울증 발생 위험을 18% 정도 낮췄다. 이는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중간 정도의 운동을 매주 1시간 정도 하는 것과 같다. 이의 2배인 8.8mMET-h/wk의 신체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위험이 25%까지 낮아졌고, 그 이후에는 곡선이 평평해지기 때문에 신체활동을 더 늘려도 위험 감소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력에 비해서 그다지 ‘가성비’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운동량은 8.8mMET-h/wk, 즉 매주 2시간 30분 동안 중등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주일에 다섯 번, 30분 동안 자전거를 타면 채울 수 있는 운동량이다.
본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하루에 30분씩 땀이 흐를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은 우울증의 위험을 1/4 정도 낮출 수 있다. 이보다 운동 강도나 시간을 늘리게 되면 땀 흘리고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다소 미미하기 때문에 무리해서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운동량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 간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결과다. 운동을 할 여력이 나지 않는다면 ‘딱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만큼만’이라도 운동을 해 보는 건 어떨까?
Pearce M, Garcia L, Abbas A, et al. Association Between Physical Activity and Risk of Depress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Psychiatry. 2022;79(6):550-559. doi:10.1001/jamapsychiatry.202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