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반적으로 ‘반복적 사고’라는 개념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부여한다. 반복적 사고의 대표주자인 반추(rumination)와 과도한 걱정(excessive worry)은 우울 및 불안 등의 다양한 정신건강 어려움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 패턴은 ‘부정적’ 반복 사고의 예시일 뿐이며, 반복적 사고는 본질적으로 나쁘거나 좋은 것은 아니다. 사실 반복적 사고는 맥락과 초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잘 활용한다면 회복 탄력성을 높이고 심리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라고 부른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인 ‘비구조화된,’ 혹은 부정적 반복 사고는 질서가 없고 통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방해된다. 반면,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는 체계적이고, 목표 지향적이며, 해결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아무런 저항 없이 휩쓸리는 게 아니라 의도적이고 건설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반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왜 나는 항상 실패할까?”와 같이 한없이 추상적인 질문 대신,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는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등의 구체적이며 해결 중심적인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떠한 경험이나 사건을 떠올릴 때 지엽적인 부분이나 막연한 감정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해 의도적으로 고민하는 방식이다. 한 가지 사건이나 문제에 대해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반복적’이지만, 세부적인 사고 내용은 단순 반복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의도적이다.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는 일정한 시간 내에 끝을 맺는 게 핵심이다. 반추와 걱정은 목적이나 방향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한없이 쳇바퀴가 돌아갈 뿐이다. 반면,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는 목표 지향적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목표에 도달하면 끝난다.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는 문제 그 자체에 집착하는 대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흔히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정신적 시뮬레이션(mental simulation)과 같은 전략을 활용하면 미래의 어려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긍정적 반추(positive rumination)’라는 인지 패턴이 있다. 이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과 괴로운 감정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일반적인 반추와는 다르게 성공 경험, 장점 및 긍정적인 감정을 되뇌는 과정이다.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자기 암시의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동기 부여 및 자기 효능감을 기르는 효과가 있다.
과거의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 반추하는 습관은 우울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반면, 똑같은 부정적인 사건에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를 적용하면 건강한 자기반성이 가능해진다. 그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객관적이고 생산적인 맥락에서 평가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과거 경험에 얽매이기보다 의미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구조화된 반복적 사고의 개념과 순기능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부정적 반복 사고와 긍정적 반복 사고의 차이는 생각의 내용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한 번 더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좋은 생각을 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의도와 목표를 부여하는 것이다.
Watkins ER. Constructive and unconstructive repetitive thought. Psychol Bull. 2008;134(2):163-206. doi:10.1037/0033-2909.134.2.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