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원리 이해하고 극복하기

우울증 치료법: 인지치료 이해하고 극복하기

우울증의 치료 중에는 인지치료라는 것이 있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이어지는 행동과 정서가 바뀔 수 있으므로, 우울증을 유발하는 생각을 다뤄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접근이다. 제법 효과적이다. 연구도 많이 이루어졌다. 다양한 보고들에 따르면 항우울제에 버금가는 효과를 보인다.

그렇다면 이 치료는 어떻게 해서 화학 작용에 의존하는 약물치료만큼이나 효과적이었던 걸까?

우울증 치료 초기 “잘못된 생각을 바꾸자”

초기 가정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정한 형태의 왜곡된 생각들이 자리잡고 있으므로 그것을 교정한다는 것이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흔히 미래에는 희망이 없고 암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내가 만난 한 사람은 세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업률은 높아지고 빈부격차는 커지고 지구온난화는 심해지며 희망은 없다는 식이었다.

나는 우울증은 마치 색안경처럼 우리로 하여금 특정한 형태의 정보, 특히 우울증을 더 강화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이어서 세상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지하는 증거와 반박하는 증거를 모은 뒤, 이를 종합하여 평가했다.

최종적으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음… 제가 좀 편향되었던 것 같아요. 이것도 우울증 때문일까요?”

우울증 치료법에 대한 논의 "생각 바꾸기 VS 생각과 관계를 다시맺기"

하지만 이후 초기 가정에 대한 반박이 제기되었다. 마음이 그렇게 치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인지치료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곤 했다.

“선생님,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뜻 아니에요?”, “사실 제게는 절대적 사실이 중요하진 않아요. 그저 그렇게 느껴지는 게 중요한 거죠.”

최근에는 인지치료가 단순히 왜곡된 생각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맺는 관계 자체를 변화시킴으로써 작동한다는 주장이 더 지지를 받고 있다.

즉,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의 생각을 마치 객관적인 대상처럼 바라봄으로써 생각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줄인다는 것이다.

관련하여 재밌는 비유가 있다.

우울증 치료에 도움되는 비유: 생각의 강

당신의 마음속에 하나의 강이 흐른다고 상상해보자. 생각의 강이다.

강 위에 나뭇잎이 둥둥 떠내려가고 있다
생각의 강 위로 나뭇잎이 흘러내려오는 것을 상상해보자

강 위로는 나뭇잎이 흘려내려온다. 나뭇잎 위에는 다양한 생각이 적혀있다. 당신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이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미래는 암울하겠지”, “다 내 탓이야”, “나는 사랑받을 수 없어.”

나뭇잎은 그저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강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기에 당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강물에는 그저 환경적 자극에 따라 다양한 나뭇잎이 떠내려올 뿐이다.

자, 이제 당신의 자리는 어디인가?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생각해보자. 당신의 마음속에 생각의 강이 흐른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마음을 인지하는 나는 그 강에서 어디에 위치해야 할 것 같은가? 생각은 내가 하는 것이니까 나뭇잎이 나인가? 강물 자체가 나인가?

아니다. 마음 또한 당신의 구성 요소 중 일부일 뿐이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 또한 당신이 느끼는 온도, 촉감, 근육의 뻐근함처럼 생각 또한 나의 마음속에 떠오른 하나의 ‘경험’일 뿐이다. 즉, 생각은 나 자신이 아니고 그저 하나의 심리적 사건일 뿐이다. 그렇다면 나의 자리는 나뭇잎 위도, 강가 위도 아니다.

나뭇잎이 떠있는 강의 중앙에 들어가 물에 빠진 사람의 모습과 강 밖에 앉에 떠내려 가는 잎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모습
나의 자리는 강가 옆이라는 것을 않아야 한다

당신의 자리는 강가 옆이다. 강가 옆이 당신의 자리라면, 당신은 마음속에 어떠한 생각이 떠내려오는지 관찰할 수 있다. 가끔 어떤 생각은 너무 강렬하고 괴로워 강 아래로 떠내려가는 나뭇잎을 미친듯이 따라 내려갈 수도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대부분이 그렇게 한다. 반추하고, 자신의 생각에 부합하는 생각만 쫓아다니고. 하지만 자신이 시냇물 속에서 첨벙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면, 이를 인지하고 다시 시냇물 밖에 나와 강 옆에 앉아 시냇물을 바라보면 된다.

우울증 치료법: 생각과 관계를 다시 맺자

인지치료는 이처럼 생각과 나 사이의 관계를 다시 맺게 도와줌으로써 마음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심리적 사건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다. 일단 그런 여유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삶의 나머지 시간들을 보다 생산적이고 자신의 가치에 더 부합하는 일들로 채워나가며 다시 삶의 원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설명이 약물치료나 심리치료는 필요없고 어떻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자.

생각과 관계를 다시 맺는 일은 혼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스스로가 해내야 하는 일이지만 혼자서 이를 하긴 쉽지 않다. 인지행동치료, 인지치료 등으로 설명되는 심리치료는 그 과정을 체계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보고에 따르면 심지어는 약물치료 또한 생각과 맞는 관계를 바꿔주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혼자서 고군분투하지 말고 적절한 도움을 구하자.

생각과 거리두고
가치로 나아가세요
Step from thoughts, walk to va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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