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안 장애 원인 이해하고 극복하기

사회 불안 장애를 만드는 7가지 요소

사회불안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속되는 걸까요?

“우울증을 전문으로 보면 망하고, 불안장애를 전문으로 보면 부자가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개원가에 회자되는 재밌는 격언이에요.

우울증은 무기력해서 치료를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불안장애의 경우 자신의 불안에 대해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욕구가 큰 편이랍니다. 불안은 기본적으로 현재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생겨나기 때문이죠. 그만큼 불안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불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번 글에서는 사회불안의 매커니즘을 알아보려 해요. 사회불안은 왜 생기고 지속되는 걸까요?

사회불안을 만들고 지속시키는 일곱 가지 요소를 살펴보고, 각각의 요소들을 이해하고 나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내가 왜 불안해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첫째, 자기 이미지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의 모습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이를 '자기 이미지'라고 부르죠.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특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나는 박사까지 졸업한 유능한 사람이야”와 같은 문장의 형태일 수도 있고, ‘방 안에서 음침하게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처럼 특정한 이미지일 수도 있죠. 이를 ‘자기 이미지’라고 부른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 불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자신이 부족하거나, 어색하거나, 적합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가진 경우가 많다고 해요. 흔히 다음과 같은 것들이죠.

  • 나는 어리숙해보여.
  • 난 지루한 사람이야.
  • 난 조금 이상하고 어색해.
  • 다른 사람들은 나를 불편하게 생각할 거야.
  • 다른 사람들 앞에 설 때면 긴장하며 떨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이러한 자기 이미지는 두 가지 문제를 지녀요.

우선 그러한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순간,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이 더 불편해진다는 것이에요. 두 번째 문제는 그러한 이미지에 맞는 정보만 선택하여 받아들인다는 것이랍니다.

설령 현실 세계에서 나는 그렇게 지루하거나 어색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렇게 자기 이미지는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되어 내가 정말로 그러한 사람이 되게하죠.

둘째, 자동적인 생각

"불안해 보일거야"라는 자동적인 생각을 떠올리며, 불안해 하는 사람의 모습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종종 특정한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떠올라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종종 특정한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곤 해요. 내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생각은 문자 그대로 ‘떠오른다’고 보면 된답니다.

이처럼 특정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자동적 사고’라고 말해요.
연구자들은 사회 불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상황에서 특정한 형태의 자동적 사고가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를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답니다.

1. 예측

  • “사람들이 내가 불안해보인다고 생각할 거야.”
  • “나는 비웃음을 당할 거야.”

2. 걱정

  • “내가 말했을 때 사람들이 아무런 대답도 안 하면 어쩌지?”
  • “내가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없으면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거야.”

3. 판단

  • “나는 뭔가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어.”
  • “나는 지금 멍청해보여.”

4. 의심

  • “나는 이걸 잘 해내지 못할 거야.”
  • “나의 불안이 사람들에게 티가 날까?”

사회 불안이 있을 때는 이러한 생각들이 과도하게 나타나요. 따라서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죠.
가령 다른 사람들은 나의 목소리가 떨린다는 것을 아예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인지했더라도 그냥 ‘조금 긴장했나 보네’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어요.

셋째, 믿음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는 생각을 떠올리는 모습
사람들은 마음속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믿음을 바탕으로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의 인지 체계를 조금 더 깊이 탐구해보면 자신, 타인, 또는 세상에 대해 뿌리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 “나는 부족한 사람이야.”
  • “나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어.”
  • “사람들은 항상 비판적이고 평가적이야.”
  • “이 세상에서 나약한 사람은 도태되고 말 거야.”

이러한 믿음이 마음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돼요.

  • “나는 부족한 사람이야.” → “사람들은 이걸 눈치채면 어떻게 하지?”
  • “나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어.” → “혼자 멀뚱히 서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 “사람들은 항상 비판적이고 평가적이야.” → “발표할 때 한 치의 실수라도 하면 안 돼.”
  • “이 세상에서 나약한 사람은 도태되고 말 거야.” → “내가 실수하면 결국 나도 도태되고 말겠지.”

그리고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면, 자연스럽게 남들 앞에 서거나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이 어려워지게 되죠.

넷째, 안쪽으로 향하는 생각

화살이 사람에게 꽂힌 모습
안쪽으로 향하는 생각은 생각, 감정, 행동과 같이 나의 내면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말해요.

사람의 생각이 어떠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다음과 같아요. 하나는 ‘바깥쪽으로 향하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안쪽으로 향하는’ 생각이에요.

‘바깥으로 향하는’ 생각은 주변 현실에 초점을 맞추는 거예요. 즉, 우리 주변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고,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며, 눈 앞에는 어떤 것들이 보이고, 어떤 향기가 나는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거죠.

반면 ‘안쪽으로 향하는’ 생각은 ‘나’의 생각, 감정, 행동과 같이 나의 내면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말해요.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종종 안쪽으로 향해 있을 때가 많아요. 흔히 다음과 같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죠:

  • 마음속에 떠오른 찰나의 생각들(예: 나는 뭔가 망치고 있어).
  •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 나의 신체 반응 (예: 떨리는 목소리, 화끈거리는 얼굴, 더듬는 말, 등허리에 흘러내리는 땀)
  • 내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 나의 자기 이미지

하지만 이와 같이 안쪽으로 향하는 생각은 사회 불안을 더욱 증폭시켜요.

  • 실제 그 순간에 머무르지 못해 퍼포먼스가 떨어지고, 그 결과 불안감이 가중됨.
  • 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은 철저히 무시하도록 만듦.
  • 위험을 과장함 (예: 떨리는 목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다 망쳐버릴 거야’라고 생각하게 됨)
  • 그 생각에 집중하다 보니 정말로 그렇게 하게 됨 (예: ‘목소리를 떨지 않아야 돼’라고 되뇌이다 보면 오히려 목소리가 떨림)

다섯째, 안전행동

무언가 피하기 위해 땅을 파고 있는 사람의 모습
사람들은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려 해요. 이를 '안정행동'이라고 말해요.

사회 불안을 겪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려고 해요. 이를 ‘안전행동’이라고 말한답니다. 주로 이런 것들이 있어요:

  • 다른 사람들과 일대일로 만나지 않기
  • 어리석은 대답을 피하기 위해 의견을 내놓지 않기
  •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 무엇을 말해야 할지 반복적으로 연습하기
  • 긴장을 풀기 위해 술을 마시기
  • 나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질문만 반복하기

하지만 이러한 안전행동은 사회 불안을 더 악화 시키는 결과를 낳아요.

  • 진실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해요: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서 하나씩 분석하고 따져보면 나의 생각이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아요. 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 불안을 가진 사람이 ‘나는 멍청해보일 거야’라고 100점 만점으로 확신할 때, 실제 다른 사람들은 이를 20-30점 정도(’긴장했나 보네’, ‘발표할 때 떠는 편인가? 나도 그런데’)로만 믿는 것으로 밝혀졌답니다. 하지만 안전행동은 이러한 사실을 배울 기회를 철저하게 박탈시키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믿음을 더 강화해요.
  • 자기의심이 더해져요: 안전행동은 나의 주의를 ‘안쪽으로’ 향하게 해요. ‘휴, 눈을 마주치지 않으니 목소리가 덜 떨리네’와 같은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안쪽으로 향하는 생각은 ‘나는 사람들 앞에서 어색할 것이다’라는 자기 의심만 커지게 만들어요.
  • 안전행동은 우려한 결과를 만들어내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걱정해서 끊임없이 연습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볼게요. 실제 일상 대화를 할 시간이 왔을 때 그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아마 로봇처럼 딱딱하게 준비한 말만 하게 될 거예요. 그 결과 사람들은 정말로 ‘저 친구 왜 저렇게 어색하지?’라고 생각하게 돼요. 안전행동이 일종의 ‘자기 충족적 행동’이 된 것이죠.

여섯째, 예기불안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의 모습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불안감을 느끼고 걱정하는 것을 '예기불안'이라고 말해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면서 걱정하는 것을 ’예기불안’이라고 해요.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예기불안을 자주 느끼는데요.

‘오늘 수업에서 발표를 해야 하면 어쩌지?’
‘친구를 만나면 어떤 대화를 해야 하지?’
‘근무를 하다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은 때론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사회 불안 때문에 느끼는 예기불안은 이미 그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예기불안은 그저 과거의 부족한 경험을 되새겨서 부정적인 생각과 자신에 대한 의심을 더 강화해요. 뿐만 아니라 예기불안을 느낄 때에는 종종 최악의 상황만을 상상하게 되는데, 이 또한 사회 불안을 강화할 뿐이랍니다.

일곱째, 끊임없는 반추

책상에서 계속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
과거 또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곱씹는 것을 '반추'라고 말해요.

발표와 같이 정말로 사회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생각해볼게요. 그런데 제법 실수를 많이 했다고 상상해 보죠.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더 잘하자’라고 생각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사회적인 상황에서 부족했던 기억을 끊임없이 되새겨요.
이를 ‘반추’라고 한답니다.

반추는 마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연구에 의하면 반추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만을 강화해요.

사회 불안 장애, 이해하면 덜 불안할 수 있다

위 일곱 가지 요소에 스스로의 상황을 대입해 보면 내가 왜 사회 불안을 앓고 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예요.

일단 사회 불안이 왜 발생하는지 이해해보면, 덜 불안할 수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해결되었다면 스스로 노력해보아도 좋아요. 스스로 노력하기 쉽지 않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다행히 사회 불안에는 인지행동치료가 매우 효과적이에요. 사회 불안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받아보세요.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나의 삶이 많이 나아질 수 있답니다.

생각과 거리두고
가치로 나아가세요
Step from thoughts, walk to va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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