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안 장애의 증상 이해하기

사회 불안, 질병일까 성격 탓일까?

따르릉. 전화벨이 울리면 두근거리기 시작하죠. ‘헉, 누구지?’

이건 극한의 I 성향인 사람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질환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불편해하곤 해요. 전화 받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식당에서 주문하는 것을 꺼려해요. 내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때론 이런 증상도 ‘질병’이 될 수 있어요. 그렇다면 그 경계는 어디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사회불안이 나타나는 현상과, 그것이 어떤 경우에 질병인지, 또 어떤 경우에는 그저 성향인지 살펴볼게요.

나는 사회불안에 해당할까?

사회 불안은 과거에 사회공포증이라고 불렸어요. 즉, 특정한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에서 공포 또는 불안을 느끼는 것을 ‘사회 불안’이라고 말해요.

그렇다면 나는 사회 불안에 해당할까요? 이를 알아보려면 진단 기준을 살펴보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언제나 그렇듯 딱딱한 진단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하기는 다소 모호하게 느껴지죠.
진단 기준을 벗어나 실제 사회 불안이 사람들에게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보도록 해요.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살펴볼 거예요.

사회불안장애의 증상: 생각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에 과도하게 신경 쓰곤 해요.

  •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돼”
  • “다른 사람들이 나를 판단할 거야”
  • “다른 사람들이 내가 불안하다는 걸 눈치챘을 거야”
  • “귀가 빨개진 걸 보고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
  • “가장 나쁜 일이 벌어지면 어쩌지”
  •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두려워”

사회불안장애의 증상: 감정/신체반응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감정이나 신체 반응을 느끼곤 해요.

  • 사람들과 소통하거나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을 때 두려움 또는 불편함을 느낌
  • 그 순간 다음과 같은 신체 반응이 동반됨: 얼굴이 빨개짐, 가슴이 쿵쾅거림, 몸이 떨림, 땀이 남, 속이 안 좋음, 어지러움, 현기증

사회불안장애의 증상: 행동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곤 해요.

  • 사람들과 교류하는 상황이나 앞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회피함: 낯선 사람과 대화하기, 모임에 참석하기, 대화 시작하기, 데이트 하기, 직장이나 학교에 가기
  • 걱정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무마하려고 노력함: 미리 대답을 생각해놓기, 눈에 띄지 않도록 노력함, 조용히 이야기 하기
  • 사회적 상황이 끝난 후에도 그 때의 상황을 곱씹고, 그 과정에서 ‘바보 같았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결점을 지적

사회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

아직 내가 사회 불안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다음 예시를 살펴보세요.
다음은 사회 불안의 사례 보고(case report)로 한 학술지에 게재된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에요.

”저는 스무살 때 대학에 진학했어요. 전 항상 모범생이었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죠. 강의도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그룹 세미나였어요. 이상하게도 저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면 미칠 것만 같았죠. 불안이 커지자 저는 그냥 그룹 세미나 수업에 참석하지 않게 되었어요. 모범생이었던 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제가 이 문제로 인지치료사를 찾아갔을 때 선생님은 제게 그 상황을 묘사해보라고 했어요.
당시엔 제가 남들에게 무언가를 발표해야 할 차례였어요. 저는 그 발표를 위해서 정확히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죠. 그런데 말을 하는 동안, 저는 제가 웅얼거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정말 바보 같았죠. 사람들이 저를 소심하고 무능한 학생이라고 생각할 것만 같았어요.
저는 불안했고, 얼굴이 뜨거워졌고, 등허리에선 땀이 흘러내렸어요. 대본을 든 손과 제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어요. 손이 떨리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알아차릴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손을 단상 아래로 숨겨버렸죠. 하지만 목소리가 떨리는 걸 숨기긴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냥 아예 눈을 피해버렸죠.
저는 그들을 쳐다보지 않고 그냥 대본에 적힌 내용만 무의미하게 읽고 황급히 발표를 끝냈어요. 발표가 끝난 뒤, 저는 수업이 마치기 전 황급히 교실을 떠났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내가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했나 생각했어요.
그게 제 마지막 발표였어요. 저는 아직도 발표 수업을 끝마치지 않았답니다.”

사회불안장애는 수줍은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위의 사례를 읽어보면 사회 불안이 단순히 수줍음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거예요.

사회 불안을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그것이 너무 과도해서 스스로에게 고통을 불러일으키거나 일상 생활이나 활동에 문제가 생기는가’에요. 만약 수줍음이 과도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 학업, 또는 업무 등을 원활히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땐 사회 불안으로 진단될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약물 복용이나 인지행동치료를 시도해보세요. 약물은 당장의 증상을 완화시켜줄 것이고, 인지행동치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 거예요.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수줍음이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나요?그렇다면 사회 불안을 의심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세요. 극한의 I 성향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데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요.

참고문헌

Fox, N. A., Henderson, H. A., Marshall, P. J., Nichols, K. E., & Ghera, M. M. (2005). Behavioral inhibition: Linkingbiology and behavior within a developmental framework. Annual Review of Psychology, 56, 235-262.

Clarke, A., Thompson, A. R., Jenkinson, E., Rumsey, N., & Newell, R. (2013). CBT for appearance anxiety:Psychosocial interventions for anxiety due to visible difference. John Wiley & Sons.

Warnock-Parkes, E., Wild, J., Thew, G. R., Kerr, A., Grey, N., Stott, R., ... & Clark, D. M. (2020). Treating socialanxiety disorder remotely with cognitive therapy. The Cognitive Behaviour Therapist, 13.

Clark, D. M., & Wells, A. (1995). A cognitive model of social phobia. In R. Heimberg, M. Liebowitz, D. A. Hope,& F. R. Schneier (Eds.), Social phobia: Diagnosis, assessment and treatment (pp. 69–93). New York: GuildfordPress.

[9]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 2013). Social; anxiety disorder: recognition,assessment, and treatment. Retrieved from: https://www.nice.org.uk/guidance/cg159/resources/social-anxiety-disorder-recognition-assessment-and-treatment-pdf-3510963969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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