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극복을 방해하는 세 가지 습관
December 18, 2023
12/18/2023 9:21 PM

공황장애를 지속시키는 습관 세 가지

공황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강렬한 두려움을 말한다. 이러한 공황은 정말로 갑작스럽게 찾아와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도 부른다.

공황발작에서는 흔히 다음 두 가지가 더 동반되어 나타난다.

첫 번째는 강렬한 신체 감각이다. 흔히 심장이 빨리 뛰거나 호흡이 가빠오는 신체 감각을 느끼게 된다.
두 번째는 극단적인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을 ‘재앙화’라고도도 부르는데, 공황발작이 발생했을 때면 종종 ‘이러다가 죽을 것만 같다’라는 생각이 동반된다.

공황발작 자체는 매우 두렵고 괴로운 경험이지만, 그것이 실로 위험한 것은 아니다. 공황발작으로 사람이 죽진 않는다. 또 누군가는 단 한 차례의 공황발작만을 겪고 이후로는 공황을 경험하지 않기도 한다. 반면 다른 누군가는 반복적으로 공황발작을 경험하고, 공황이 나타날 것을 염려하며, 공황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게 되는데, 그러한 경우에는 공황장애로 최종 진단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 차례의 공황발작으로 끝나는 사람과 공황장애로 진단 되는 사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왜 어떤 사람들에겐 공황발작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걸까? 인지심리학자들은 공황이 만들어져서 지속되고 악화되는 세 가지 습관을 발견했다. 하나씩 살펴보자.

습관 1. 신체 감각에 대한 잘못된 해석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의학적으로 ‘해’가 되지 않는 신체 감각을 위험을 알리는 시급한 시그널로 오인하곤 한다. 가령 심장이 빨리 뛰거나 호흡이 가빠질 때, “이러다가 죽을 것 같아”, “실신할 거야”와 같은 생각을 하곤 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심장마비가 올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구체적인 질환의 발생을 걱정하기도 하고, “호흡이 멎을 것 같아”라고 이야기하며 신체 증상 자체를 걱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걱정이 교감신경계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교감신경계가 자극되면 아드레날린, 코티솔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러한 호르몬을 실제로 심장 박동과 호흡 횟수를 높인다. 그렇게 되면 더 불편한 신체 감각을 느끼게 되고, 이는 다시 과도한 걱정으로 이어진다.

이 부분만 보아도 공황장애가 왜 ‘발작(Attack)’과 같은 형태로 발생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끊임없는 악순환을 돌기 때문이다.

습관 2. 위험한 신체 감각을 끊임없이 체크

공황발작은 분명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공포다. 공황에 빠진 나를 떠올려보라. 세상은 혼란으로 가득하다. 보통 끔찍한 경험을 난 뒤 사람들은 다시는 그러한 경험을 하지 않으려고 피한다. 공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공황을 겪은 사람들 중 일부는 사소한 신체 감각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혹시?’, ‘설마?’와 같이 염려하게 되는데, 이렇게 공황에 예민해진 상태는 높은 확률로 다시 공황을 불러일으킨다. 첫 번째에서 설명했던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들기 쉽기 때문이다. 첫 번째 경우가 신체 감각에서 시작하여 생각이 그것을 증폭시켜 악순환을 돈다고 하면, 이 경우에서는 생각에서 시작하여 신체 감각을 증폭시킨다고 할 수 있다.

습관 3. 회피와 안전행동

사람들은 공황을 피하기 위해 실제 어떤 행동을 하기도 한다. 흔히 공황을 겪었던 장소, 예를 들면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기도 한다. 버스를 타지 않기 위해 아주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기도 하고, 비행기를 타지 않기 위해 수십 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해외로 나가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애초에 호흡이 가빠질 게 염려되어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가슴을 뛰게 만드는 커피는 일절 입에 대지 않기도 않다.

이러한 행동을 ‘안전행동’이라고 한다. 안전행동은 그 자체로 공황이 발생할 만한 상황으로부터 회피하도록 도와주므로 단기적으로는 나름대로 이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행동이 과도해지면 역시 공황에 대해 더 예민해진 상태가 되게 되고, 조금이라도 안전행동이 보장해 주었던 ‘안전’의 범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이내 공황발작이 나타나게 된다.

공황의 급성 증상을 막기 위해선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공황이 지속되고 악화되는 과정을 막기 위해서는 인지행동치료가 필요하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장애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거론되곤 한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정확히 위 세 가지 요소들을 하나씩 공략하기 때문이다.

사실 인지행동치료가 가르치는 교훈은 간단하다. 세상은 내 생각처럼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겪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감각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장이 아주 빨리 뛰고 불안할 때 가만히 눈을 감고 그것이 진정으로 어떤 느낌인지 가만히 느껴본 적이 있는가? 그 감각에 가만히 머물러본 적이 있는가?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위와 같은 연습을 하다 보면, 내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이나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그다지 나에게 위협적이지 않음을, 그 또한 내가 이 세상에서 기꺼이 느낄 수 있는 하나의 대상일 뿐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Clark, D. M. (1986). A cognitive approach to panic.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24(4), 461-470.

Pompoli, A., Furukawa, T. A., Imai, H., Tajika, A., Efthimiou, O., & Salanti, G. (2016). Psychological therapies for panicdisorder with or without agoraphobia in adults: a network meta‐ analysi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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