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열심히 하세요.”
우울증 진료를 받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죠. 의사들의 클리셰 기억 나시나요?
“밥 잘 먹고요. 너무 무리하지 말고. 기분 좋은 일들 많이 하고. 운동 열심히 하고요.” 의학을 공부한 저는 종종 주변에서 “저런 말은 나도 하겠다”라는 불만을 들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정말 그게 정말 빈말이 아니라면 어떤가요? 운동이 우울증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왔거든요.
최근에도 2023년 5월에 발표된 연구에서 운동과 항우울제의 효과를 비교한 내용이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실렸습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이 진행 되었답니다.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통상적으로 시행하던 약물치료를, 두 번째 그룹에게는 16주 동안 주 2회 이상의 달리기를 시행했어요.
결과가 매우 흥미로워요.
정리하면, 항우울제와 달리기가 우울증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신체 건강 측면에서는 달리기가 더 큰 개선을 보이죠.
하지만 달리기를 16주 동안 주 2회 이상 하는 건 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랍니다. 그래서 끝까지 마치기가 쉽지 않죠.
때문에 실험의 결과로 달리기가 항우울제와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어요.
이 연구에는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 많아요.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고, 연구에서 사용된 항우울제의 용량이 통상적인 경우보다 작았다는 지적도 있어요. 또한 DSM-5와 같은 국제적 진단 기준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요.
무엇보다 우울증의 핵심 증상 중 하나인 무기력이 동반된 상황에서 신체 활동을 증가해야 한다는 해결책은 모순이에요. 실제로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결국 질환 치료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과학적으로 검토해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병이 낫거나 줄어드는지가 가장 중요하죠.
항우울제가 분명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약물치료의 효과를 부정하는 건 올바르지 않아요. 하지만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삶을 살아가면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지행동치료 같은 마음치료와 운동은 항우울제와 함께 사용될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어요.
그러니 의사가 "운동 열심히 하세요"라고 말할 때는, 이 말이 더 중요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려해야 해요.
“운동 열심히 하세요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건 항우울제만큼이나 큰 효과가 있는 일이거든요. 심지어 신체 건강도 챙길 수 있어요. 항우울제가 신체 건강을 좋게 해주진 않죠. 부가적인 이점이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어요. 물론 운동을 매주 2회 이상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분명히 중요합니다. 항우울제만큼이나 중요한 ‘치료’예요. 이 또한 하나의 처방으로 받아들이고 운동에 임해보세요).
자, 다음 환자분?”